회사를 위한 회사, 르호봇입니다.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콘텐츠와 정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이번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는 '그림으로 먹고사는 이야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웹툰, 캘리그라피, 일러스트 등 한국에서 그림으로 먹고 사는 데 드는 역경과 고난, 그리고 가슴 벅찬 순간까지 허심탄회하게 나눈 시간.

인생이라는 액자를 그림이라는 비즈니스로 채운 이들의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11월의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현장입니다.

 


 

11월 28일, 올해의 8번째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는 용산의 서울글로벌창업센터에서 열렸습니다.

그림 창작 커뮤니티인 '이모랩'을 운영하시는 이모르 대표님과,  최연소 웹툰 작가로 열혈 활동 중이신 버선버섯님,

캘리그라피에 비즈니스 관점까지 더한 브랜딩으로 유명한 허수연 연구소의 허수연 대표님 등 세 분의 문화예술인이

겨울의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를 찾아 주셨습니다.

 

이날 르네상스 소사이어티의 첫 색깔을 입힌 연사는 이모랩의 대표 이모르님이십니다.

그림 창작 커뮤니티 이모랩을 6년째 운영하는 이모르님은 현재 다양한 활동과 더불어

예술과 관련한 영상 콘텐츠 '한국에서 예술가로 살아남기'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이모랩으로 돈을 조금 벌었어요. 그 돈으로 차린 술집은 망했고, 요즘은 재테크로 비트코인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모르님의 자조 섞인 농담입니다.

 

[이모르님은 개성 있는 외모 만큼이나 문화예술, 특히 그림과 관련한 인상깊은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계십니다]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만큼 이모르님은 '뭐하는 사람이냐'는 질문도 종종 듣습니다. 이모르님도 가끔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작가는 그림으로만 큰돈을 벌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다"는 말처럼 이모르님이 다양한 일을 하는 것도

우리나라에서 그림으로 목돈을 버는 것은 불가능이나 마찬가지인 현실 탓입니다.

이 또한 '우리나라에서 예술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인정하기 싫은 현실 때문이겠지요.

 

[이모르님은 "안정적인 수익이 나올 때 비로소 그림만으로 먹고 사는 삶을 결정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모르님은 현재 그림이라는 일이 저평가 받는 이유도 꼬집었습니다.

보통 그림을 의뢰하는 분들은 직관적으로 '잘 그렸다' '예쁘다'고 말할 수 있는 1차원적인 그림을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 은유의 미학이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이 홀대 받는 것도 이러한 까닭입니다.

이모르님은 작가 전업을 고려하는 분들에게 "다른 일을 하지 않고 그림만을 그릴 때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그림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올 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좋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습니다.

 

 

두 번째로 르네상스 소사이어티에 색깔을 더한 분은 웹툰작가 버선버섯님입니다.

 

버선버섯님은 과거 고등학교를 두 달 만에 자퇴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딱히 만화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것도, 웹툰작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학교 문을 나선 것도 아닙니다.

자퇴 후 1년 가까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버선버섯님을 보고, 친구가 웹툰이라는 길을 소개해줬고,

본래 그림을 좋아했던 버선버선님이 웹툰 아마추어 리그에 작품을 올린 것이 활동의 시작입니다.

 

[웹툰작가답게 작품을 활용한 프리젠테이션으로 이목을 끈 버선버섯님]


연재 초반 버선버섯님은 기본적인 포토샵 사용법도 낯설어 선배들에게 물어물어 그림을 그렸습니다.

큰돈을 들여 그림과 출판 공부도 다시 했습니다.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웹툰작가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지만 답은 없다고 답한 버선버섯 님.

하지만 웹툰과 만화의 차이점을 아는 것은 필요합니다. 웹툰은 스크롤로 빠른 전환이 생명이라 이에 맞는 연출을 짜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것.

차기작을 준비할 때는 하루 18시간씩 고민하는 것도 웹툰 성격에 맞는 연출과 스토리라인을 짜는 데 따르는 '창작의 고통'이 크기 때문입니다.

 

유명 웹툰작가가 되기까지 적은 고료로 살아가야 해 외주작업으로 생계를 꾸리는 게 필수라는 버선버선님은

그런데도 웹툰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라며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내 직업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 더더욱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될 버선버섯님의 발표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훈훈한 응원과 박수 속에 마무리됐습니다.

 

마지막 연사로는 허수연 연구소의 허수연 대표님께서 무대를 색칠해 주셨습니다.

 

허 대표님은 캘리그래피 전문가로, 작품, 교육, 디자인, 한글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꾸리는 회사 '허수연 연구소'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허 대표님은 캘리그래피를 "글씨에 감정을 넣어 표현하는 것, 상대방에 느낌을 글씨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꼭 멋진 모양이나 디자인이 아닐지라도 내 감정과 생각을 담아 그린 글자가 바로 캘리그래피입니다.

 

[허수연 대표님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캘리그래피로 많은 분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대 후반까지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열심히 일하던 허 대표님이 캘리그래피에 빠진 것은 그리 거창한 이유가 아닙니다.

많은 직장인이 그렇듯 일에 회의감을 느끼던 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처럼 회사 문을 나왔습니다.

이후 취미였던 캘리그래피를 업으로 삼게 됐고, 지금은 "30대 여성인 허수연 그 자체로 살고 있다"고 웃음지었습니다. 

 

[마음이 편해진 만큼 멋진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허수연 대표님, 삶의 궤적이 담긴 이야기로 이날의 마지막 강연을 장식했습니다]


진짜로 좋아하는 취미를 업으로 삼아 더욱 좋은 성과를 내게 되고, 마음 또한 회사원 생활 때와는 다르게 편안해졌다는 허수연 대표님.

대표님이 그린 캘리그래피의 종류만큼이나 변화무쌍한 삶의 궤적이 돋보이는 강연이었습니다.

 

연사 세 분이 모두 무대에 오른 토크 콘서트 시간에는 웹툰 작가가 되는 방법,

기업 강연에서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싶은 작가분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토크 콘서트에서는 그림으로 먹고사는 법을 두고 30여분간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그토록 어렵다는 '그림으로 먹고사는 법'에 관한 질문과 답이 오갔고,

수능이 끝난 고3 학생과 미술전공 대학생, 웹툰 작가 지망생 등 여러 직종의 관객만큼이나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 허심탄회한 시간이었습니다.

 

[달빛이 서울글로벌창업센터를 비추던 시간,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참가자들의 얼굴에도 달큰한 미소가 피어 올랐습니다]

 

 



그림으로 먹고사는 일은 창작의 고통만큼이나 어려움이 따릅니다.

멋진 그림에 대한 서로 다른 기준과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 많지 않은 일자리 등 팔레트 위 물감의 숫자처럼 넘어야 할 산도 각양각색입니다.

하지만 그림은 세상 전체를 장밋빛으로 물들이지는 못할 지라도, 팍팍한 삶에 색깔을 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르호봇이 창업가들의 마음을 채우는 것처럼 그림으로 문화예술을 풍성히 만들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올해 마지막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는 한 해 동안 함께했던 문화예술인을 모두 초대한 네트워킹 파티로 열립니다.

12월 26일. 크리스마스 다음 날 신촌 르호봇 G 캠퍼스에서 뵙겠습니다.